미국 연준 파월 의장, 매파적 금리 인하…"금리 정책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며 4.25~4.50%로 조정했다. 이는 연준이 지난 9월과 11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한 결과로, 최근 2년 내 가장 낮은 수준으로 조정된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을 동시에 고려한 연준의 신중한 정책 조정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연준은 이번 금리 인하를 통해 공격적 금리 인상 국면을 마무리하고, 인플레이션 억제와 경제 안정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병행하는 새 국면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성명에서는 노동 시장이 완화되었으며 실업률이 다소 상승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향한 진전을 보이고 있음에도 여전히 다소 높은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금리 조정 과정에서 매파적 금리 인하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는 금리를 인하하면서도 속도 조절을 통해 물가 안정을 더욱 강조하는 신호를 보였기 때문이다. 연준은 경제전망보고서(SEP)를 통해 내년 기준금리(중간값)를 기존 9월 전망치인 3.4%보다 0.5%포인트 높은 3.9%로 상향 조정하며,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예상인 4차례에서 2차례로 줄일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미국 연준 파월 의장, 매파적 금리 인하…"금리 정책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금리 정책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며 추가 조정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성명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조정의 폭과 시기(the extent and timing)'라는 표현은 연준이 금리 조정의 세부적인 방향성을 더욱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내포하고 있다. 이는 향후 경제 지표와 거시경제 전망을 면밀히 평가하며 정책 결정을 내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한편, 연준은 내년 경제 성장률을 9월 전망치 2.0%에서 2.1%로 소폭 상향 조정했으며, 실업률 전망치는 9월의 4.4%에서 4.3%로 낮췄다. 반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기존 2.1%에서 2.5%로 상향돼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변화는 경제 성장이 기대 이상으로 회복될 가능성을 보여주면서도,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음을 드러낸다.

FOMC 위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점도표에 따르면, 19명의 위원 중 10명이 내년 금리를 3.75~4.0%로 전망했고, 일부 위원은 금리가 4.0%를 초과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았다. 반면, 나머지는 금리가 3.5%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을 예측했다. 이처럼 연준 내부에서도 금리 조정 속도와 방향에 대한 이견이 존재하며, 이는 향후 정책 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려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번 금리 인하로 미국과 한국 간 금리 격차는 기존 1.75%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축소됐다. 이는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금리 격차가 좁아지면서 자본 유출 가능성이 감소할 수 있지만, 여전히 미국의 금리 정책 변화는 한국 경제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내년 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며 경제 정책 변화가 금리 정책에 미칠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한 보편 관세, 대규모 이민 추방 등 초강경 경제·노동 정책은 연준의 금리 정책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연준은 내년 3월 회의에서 고용과 물가 지표를 면밀히 평가한 뒤 금리 정책을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이번 금리 인하는 물가 안정과 경제 성장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연준의 신중하고도 유연한 접근 방식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새 국면에 접어든 금리 정책이 경제 회복과 물가 안정이라는 도전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그리고 향후 정책 변화가 글로벌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