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5월 9일(현지시간) 혼조세로 장을 마감했다. 시장의 초점은 다가오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 쏠려 있었고, 투자자들은 기대와 경계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강보합권에서 마감하며 시장의 긴장감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03포인트(-0.07%) 하락한 5,659.91로 마감했고,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19.07포인트(-0.29%) 빠진 41,249.38을 기록했다. 반면, 나스닥종합지수는 0.78포인트(0.00%) 상승하며 17,928.92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렇듯 지수별 흐름은 각기 달랐지만, 공통된 키워드는 ‘관세 불확실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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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시장은 이번 주말 스위스에서 개최될 미·중 무역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에 145%의 관세 폭탄을 던진 이후 처음 열리는 회담이라는 점에서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기대와는 달리 트럼프는 "중국에 80%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강경 발언을 SNS에 올려 시장 심리를 급랭시켰고, 백악관 역시 "일방적 관세 인하는 없다"며 일축하면서 협상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이런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도 연이어 발언에 나섰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물가 안정에 대한 기대를 고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이클 바 이사는 관세 부과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고,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는 미국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개별 종목 흐름을 살펴보면 시장 내 이목을 집중시킨 종목은 단연 테슬라였다. 무려 5% 넘게 급등한 테슬라는 '매그니피센트7' 중 유일하게 두드러진 강세를 보였다. 한편,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 리프트는 자사주 매입 확대 계획 발표에 힘입어 무려 28%나 폭등하며 단숨에 투자자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다른 주목받은 종목인 핀터레스트는 1분기 실적과 2분기 매출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를 상회하면서 5% 가까이 상승했고, 여행 플랫폼 익스피디아는 매출 실망 여파로 7% 넘게 하락했다.
변동성 지표인 CBOE VIX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8포인트(-2.58%) 떨어진 21.90에 마감하며 시장의 단기 불확실성 완화 기대를 일부 반영했다.
한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6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82.8%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일과 동일한 수준이다.
환율 측면에서는 5월 9일 기준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6.8원 하락한 1,398.5원을 기록하며 원화 강세 흐름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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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 즉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투자 열기도 여전히 뜨겁다. 5월 8일 기준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미국 증시 상위 50개 종목에 대한 보관금액은 총 115조 8,293억 원으로, 이전 집계일보다 2조 7,756억 원 증가했다. 이는 직전 거래일의 강세 종목이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테슬라는 보관금액이 8,386억 원 늘어난 27조 3,157억 원을 기록하며 단연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팔란티어 테크(5조 9,501억 원), 아이온큐(3조 2,876억 원),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3조 6,247억 원), Direxion Daily TSLA Bull 1.5X ETF(3조 1,250억 원) 등이 서학개미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Direxion TSLA Bull ETF는 하루 만에 9.26%나 급등하며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강한 투자 매력을 드러냈다.
그 밖에도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인베스코QQQ, 비트코인 2배 선물 ETF, 알파벳 A 등이 주요 투자 종목으로 보관금액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통적인 빅테크와 ETF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성이 여전히 서학개미 투자 전략의 주축임을 보여준다.
다만, 일부 종목은 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엇갈린 심리를 반영했다. 엔비디아는 0.61% 하락했고, 핫한 양자컴퓨팅 테마의 아이온큐 역시 1.82%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팔란티어 테크는 보관금액이 4,531억 원 증가했음에도 주가는 1.55% 하락하며 매수세와 차익 실현 매도세가 동시에 작용했음을 보여줬다.
총체적으로 보면, 시장은 아직 방향성을 확실히 정하지 못한 채 미·중 협상이라는 외부 변수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지수의 움직임은 제한적이었고, 개별 종목에 따라 주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는 단기적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투자자들은 변동성에 대한 적절한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