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5월 5일(미 동부시간) 동반 약세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던 주요국 무역협상에서 이렇다 할 가시적 진전이 나타나지 않은 데다, 최근 단기 급등세를 보였던 주가가 자연스러운 조정을 맞이하면서 시장 전반에 신중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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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는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가 36.08포인트(-0.63%) 하락한 5,650.59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33.49포인트(-0.74%) 밀려난 17,844.24로 장을 마쳤고,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98.29포인트(-0.24%) 떨어진 41,219.14에 거래를 마쳤다. 여기에 나스닥 100지수는 134.67포인트(-0.67%) 하락한 19,967.94를 기록해 투자심리 위축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특히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4.23%나 상승한 23.64를 나타내면서, 시장의 불안 심리가 다시 고조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 2000은 15.44포인트(-0.76%) 하락한 2,005.30으로 마감했다.
미국과 대만, 일본을 비롯한 주요 교역국 간 관세 협상은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상태다. 특히 대만과의 협상에서는 미국이 대만달러 절상을 요구했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과 일본 간 협상에서도 자동차 및 철강 관세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남아있으며, 일본 정부는 미국 국채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만큼 협상 장기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포함한 국가들과의 협상에서 이번 주 중 무언가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발언해 시장에 미묘한 기대감을 불어넣었으나, 그 기대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부호가 남아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또한 "17개 파트너국과는 긍정적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지만, 정작 중국과의 협상 진행 상황은 언급을 회피했다.
시장에서는 무역협상 기대감이 완전히 꺾이진 않았으나, 투자자들은 추가 악재보다는 제한적 조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주가지수의 급락을 막는 최소한의 안전판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외 제작 영화에 100%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돌면서 스트리밍 업계가 장중 하락폭을 키우는 듯했으나, 백악관이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고 서둘러 진화에 나서면서 넷플릭스와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는 각각 1%대 하락에 그쳤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이날 시장에서 충격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회장이 연말 CEO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자, 투자자들은 '버핏 프리미엄' 상실을 우려하며 버크셔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 CFRA의 캐서린 자이퍼트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버크셔 주가는 지속적인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면 스케쳐스는 3G캐피털이 30% 프리미엄을 얹어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힘입어 무려 25% 급등했다. 미국 부동산 기업 하워드 휴즈 역시 헤지펀드 퍼싱스퀘어의 지분 확대 기대감에 2% 이상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필수소비재를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했다. 특히 에너지가 2% 이상 급락하며 시장 하락을 주도했고, 임의소비재 업종도 1.32% 내렸다. 국제유가는 공급 과잉 우려로 2% 급락해 4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으며, 이로 인해 엑손모빌과 셰브런 등 주요 에너지 대형주들이 나란히 2% 이상 빠졌다.
거대 기술주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애플이 3.2% 하락하며 약세를 주도했고,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도 동반 하락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플랫폼스, 알파벳은 소폭 상승하며 시장 낙폭을 일부 방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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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들의 투자 흐름도 관심을 모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5월 2일 기준 미국 주식 상위 50개 종목의 보관금액 총액은 114조 9,862억원으로 직전 집계일 대비 3조 47억원 증가했다. 이는 5월 5일 미국 거래일과 직접 연동된 수치가 아님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테슬라는 보관액 27조 2,173억원으로 전일 대비 6,764억원 증가했으나 주가는 2.36% 하락한 280.44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 역시 보관액 14조 7,388억원으로 3,217억원 늘었지만 주가는 0.59% 내렸다. 팔란티어 테크도 3,809억원 보관액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0.3% 하락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보관액이 822억원 증가한 가운데 0.2% 상승했고, 메타플랫폼스와 알파벳 역시 각각 소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대조를 이뤘다. 서학개미들이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종목 가운데 아이온큐는 보관액 3조 2,021억원, 주가는 3.56% 하락해 기술주 전반의 약세를 보여주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들도 증시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쳤다. ISM이 집계한 4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6으로 3월(50.8)보다 개선됐으나, S&P 글로벌이 발표한 서비스업 PMI 확정치는 50.8로 예비치 51.4보다 오히려 하락해 시장에 혼란을 줬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6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69.8%까지 치솟았다. 이는 최근 발표된 비농업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며 연준의 추가 긴축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다소 완화시킨 결과다.
결국 이날 뉴욕증시는 복합적인 무역협상 뉴스, 기업 실적 발표, 주요 경제 지표 결과, 투자심리 변화 등이 맞물리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나스닥의 낙폭이 두드러졌으며, 개별 종목별로는 스케쳐스의 급등이 돋보인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