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0.10% 상승 마감…실적·경제지표 대기 속 관망세 이어져

국내 증시는 29일 글로벌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 발표를 앞두고 2,548.86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10%(2.45포인트) 올라 강보합권을 나타냈다. 상승 폭이 제한된 가운데 시장은 추가 상승 여부를 관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장중 한때 코스피는 2,550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수세에서 순매도로 전환하면서 상승 모멘텀이 약화됐다. 외국인은 전날 11거래일 만에 매수세로 돌아섰으나 하루 만에 다시 매도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주 가운데 ‘SK하이닉스’가 1.30% 하락하는 등 약세를 기록했고, 반면 조선·원전주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통신주에서는 유심 해킹 사고 여파로 ‘SK텔레콤’이 6%대 급락한 반면, 반사이익 기대에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1.79%, 3.75% 상승했다.

해외 증시에서는 뉴욕 3대 주요 지수가 제한된 범위 내에서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28% 올랐고, S&P500지수는 0.06% 상승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0.10% 하락했다. 장중에는 반도체와 대형 기술주에 차익 실현 매물이 유입되면서 변동성이 확대됐으나, 마감 무렵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반도체 업종에서는 ‘엔비디아’가 중국 ‘화웨이’의 AI칩 개발 소식에 2.05% 하락했다. ‘TSMC’, ‘마이크론’ 등도 약세를 보이며,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0.38% 내렸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단기 관세 위협은 완화됐으나, 미·중 무역협상 관련 발언이 엇갈리며 외부 불확실성이 재차 부각됐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중국과의 협상 재개 여부에 대해 “두고 볼 문제”라고 밝혔고,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했다고 밝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과 시각차를 보였다. 미·중 간 접촉 여부와 관련된 불확실성으로 시장의 상방이 제약되는 분위기다.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 현지시간 30일 밤에 발표 예정인 3월 개인소비지출(PCE) 지수와 다음 달 2일 밤 예정된 4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 지표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경계 심리를 보이고 있다. 동시에 MS, 애플, 메타, 아마존 등 주요 IT기업을 포함한 대형주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증시에는 관망세가 짙게 형성되고 있다.

MSCI 한국 증시 ETF는 0.29% 내렸고, MSCI 신흥지수 ETF는 0.18% 상승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기’, ‘HD현대’, ‘에코프로비엠’, ‘하이브’, ‘금호타이어’ 등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혼조세와 주중 대형 매크로 이벤트를 앞둔 경계심리가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국내 개별 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뚜렷한 종목 장세가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미 재무부 국채 발행 부담 완화로 인한 금리 하락이 최근 하락한 바이오주의 반등을 이끌지 여부도 주목해야 할 점”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실적 시즌 및 글로벌 경제지표 발표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매수세가 신중해지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업종·개별 종목별로 차별화된 흐름이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실적 발표와 미·중 협상 관련 동향, 대외 경제지표 발표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