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는 올해 1분기 인공지능(AI)과 차량 전장(전자·전기장비)용 고부가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공급 증가로 연결 기준 영업이익 2천6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9.2% 증가한 수치로, 매출 역시 2조7천386억원으로 4.8% 늘었다.
이번 실적 개선은 주로 산업용·전장용 MLCC와 AI 가속기용 패키지기판 등 고부가 제품의 판매 호조에 기인했다. 컴포넌트 부문 매출은 1조2천162억원으로 19% 증가했고, 패키지 부문은 4천994억원으로 17% 늘었다. 다만 모바일·PC 등의 계절적 수요 감소로 패키지 부문 매출은 전 분기 대비 9% 줄었다. 광학 부문 매출은 1조2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 감소했으나, 전 분기 대비로는 19% 증가했다.

삼성전기는 AI 서버,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등 첨단 산업에서 고부가 MLCC 수요가 확대된 것이 매출 성장의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략거래선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역시 IT용 MLCC 공급 증가에 영향을 줬다.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기판(FC-BGA)과 유리기판 등 신사업도 성장 전략의 한축으로 제시됐다. 2분기부터는 AI 가속기용 기판 매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베트남 신거점 가동 안정화와 신제품 적기 공급을 통해 FC-BGA 매출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리기판 역시 2분기부터 파일럿 라인을 본격 가동하며 글로벌 빅테크 업체를 대상으로 시제품 프로모션을 추진 중이다.
한편 삼성전기는 미국의 관세 정책,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MLCC와 카메라모듈 일부가 미국에 직수출되고 있으나, 현재 수출 규모를 보면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관세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소비 둔화, 부품 수요 감소 등 간접적 영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수출 물류 조정 등으로 실적 영향 최소화에 힘쓰기로 했다.
2분기 실적 전망과 관련해 삼성전기는 전략거래선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모델 효과 소멸에도 불구하고, AI 서버용 MLCC·패키지기판과 전장용 MLCC·카메라모듈 사업 성장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