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은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산업은행의 지분 매각 소식에 12.09% 하락한 7만8천500원에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전 거래일 대비 1만800원 내린 가격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7.73% 급락한 8만2천400원으로 시작한 뒤, 장중 7만8천원까지 낙폭을 키우는 등 매도세가 이어졌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 일부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하기 위해 수요예측에 나섰다는 소식이 투자심리 위축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산은은 19.5%(5천973만8천211주) 중 약 4.3%(1천300만주)를 이번 수요예측 대상에 포함했다. 나머지 지분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 전량 매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2000년 출자전환을 통해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중공업 지분을 처음 확보했으며, 2022년 한화그룹이 제3자 유상증자로 경영권을 가져간 이후에도 지분을 계속 보유해왔다.
증권가에서는 시장에 유입되는 대규모 매도 물량과 최근 빠르게 오른 주가에 대한 고점 인식이 복합적으로 주가 하락 압력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서 산업은행이 한화오션을 고점 구간으로 판단해 지분을 매각한다는 해석도 있다”며, 지분 19.5%의 오버행 부담이 당분간 주가에 계속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투자의견을 ‘보유’로 하향했다.
다만 변 연구원은 “미국발 특수선 수주 등 실적 개선 및 기업 가치 상승 여력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의 펀더멘털이 아닌 수급에 의한 단기 이슈로,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와 주가 흐름에는 제한적 영향에 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관련 업종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조선·방산주인 ‘현대로템’은 2.50%, ‘STX엔진’은 1.80%, ‘HJ중공업’은 2.34%, ‘삼성중공업’은 1.19% 하락하는 등 동반 약세를 이어갔다.
‘한화시스템’은 7.09% 내렸고, ‘한화’, ‘한화엔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주 역시 2~3%대 낙폭을 기록했다.
한화오션의 주가를 둘러싼 수급 이슈와 산업은행의 추가 지분 매각 계획이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