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관세 완화 기대에 상승…외인 SK하이닉스·한화오션 등 매수세 주도

25일 코스피가 미국과의 통상 마찰에 대한 우려가 다소 해소되며 모처럼 뚜렷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날 지수는 전장 대비 23.97포인트(0.95%) 상승한 2,546.30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2,544.59로 출발한 코스피는 장중 한때 2,550선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상승폭을 다소 반납한 뒤 재차 반등하며 강세 흐름을 유지했다.

무엇보다도 주목할 만한 점은 외국인 투자자의 '컴백'이었다. 무려 11거래일 만에 코스피 시장에서 매수 우위로 돌아선 외국인은 이날 2,249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기관도 이에 호응하며 4,989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7,728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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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투자자별 매매동향

외환시장에서도 원화 약세 흐름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원 오른 1,436.5원을 기록했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급등세는 진정된 셈이다.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6,861계약을 순매수하며 상승 기대감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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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 투자자별 일별 매매동향 / 한국거래소

증시가 호응한 가장 큰 재료는 역시 한미 간 통상협상 진전 소식이었다. 자동차 관세 면제, 환율 실무 논의 등에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되며 투자심리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특히 7월 8일로 예정된 미국의 상호 관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양국이 산업 협력과 관세 폐지를 포함한 포괄적 합의를 추진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호재로 작용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미 고위급 통상협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미국 측 발표는 시장에 안도감을 줬고, 7월 내 패키지 딜이 타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 전환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세 재협상 진행을 언급한 것도 글로벌 불확실성 완화로 해석되며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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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외인 매수/매도 종목

외국인 순매수 종목을 들여다보면 SK하이닉스(1,690억 원), 한화오션(1,213억 원), HD현대중공업(772억 원), HD한국조선해양(384억 원), 한화솔루션(375억 원)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들 종목은 조선·반도체·에너지 등 글로벌 공급망과 연계된 산업군으로, 이번 관세 이슈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반면, 외국인은 카카오(1,225억 원), 삼성전자(872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518억 원) 등을 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기관 역시 SK하이닉스(1,005억 원), 한화오션(489억 원), 삼성전자(432억 원) 등을 집중 매수했고, 알테오젠(206억 원), HD현대중공업(124억 원) 등은 순매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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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기관 매수/매도 종목

특히 이날 HD현대중공업(7.18%)과 한화오션(11.12%)은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조선업종 전반에 걸친 기대감을 반영했다.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의 방한 소식이 알려지자 방산·조선 분야에서 한미 협력 확대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SK하이닉스(3.42%), LG에너지솔루션(0.59%), KB금융(2.72%), NAVER(1.04%) 등이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보합권에서 마감했으나, 외인 매도세가 잇따르며 추가 상승에는 부담이 따랐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1.05%), 현대차(-0.05%), 카카오(-3.80%) 등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카카오는 SK텔레콤의 지분 매각 소식과 맞물려 급락했다.

코스닥시장 역시 외인의 순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3.61포인트(0.50%) 오른 729.69를 기록했으며, 외국인은 783억 원을 순매수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641억 원, 54억 원 규모로 매도 우위를 보였다.

코스닥에서는 에코프로비엠(2.68%), 에코프로(1.80%), 삼천당제약(1.56%) 등이 강세를 나타냈고, 알테오젠(-5.02%), 레인보우로보틱스(-0.35%) 등은 약세를 보였다. 특히 알테오젠은 기관과 외인의 동시 매도세로 낙폭이 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합산 거래대금은 14조3,270억 원으로, 시장에 대한 관심과 거래 열기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방증했다. 외국인의 복귀, 관세 우려 완화, 조선·반도체 업종 강세라는 삼박자가 맞물리며 증시 전반에 온기가 돌았다. 그러나 여전히 환율과 글로벌 지정학 변수는 예의주시해야 할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