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한국경제가 -0.2%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3분기 만에 역성장을 나타냈다. 이는 2022년 4분기 이후 최저 수치로, 모든 경제 부문에서의 부진이 겹치며 9분기 만에 가장 나쁜 성적표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4월 24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2% 감소해 -0.24%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4분기의 -0.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 4분기 동안 GDP 성장률이 모두 0.1% 이하에 머문 것은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당시에도 없었던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올해 1분기 역성장은 한국은행이 제시했던 0.2% 성장 전망을 크게 밑돈 수치다. 한은은 올해 2분기 0.8%, 3분기 0.6%, 4분기 0.5%의 성장을 기대하며 연간 성장률 1.5%를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통화정책방향에서 이미 1분기 마이너스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어, 이날 발표는 어느 정도 예고된 결과이기도 했다.

부문별로는 민간소비, 정부소비, 수출입, 건설투자, 설비투자 등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수출은 화학제품, 기계 및 장비 등의 감소로 1.1% 줄었고, 수입도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류 중심으로 2.0% 감소했다. 민간소비는 오락문화와 의료 부문 소비 위축으로 0.1% 줄었으며,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줄며 0.1% 감소했다.
건설투자는 건물 건설이 줄며 3.2% 감소했고,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 장비 등 기계류가 줄어 2.1% 감소했다. 이로 인해 민간의 성장기여도는 -0.3%포인트로 전분기의 +0.2%포인트에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0.1%포인트로 소폭 개선됐고, 순수출의 기여도는 0.3%포인트로 유지됐다. 내수 성장기여도는 -0.6%포인트로 급락했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농림어업은 어업을 중심으로 3.2% 증가했고, 전기가스수도사업도 7.9% 증가했다. 반면 제조업은 화학물질, 기계 및 장비 부진으로 0.8% 감소했고, 건설업은 1.5% 줄었다. 서비스업은 금융·보험, 정보통신 분야에서 증가했지만, 운수업, 도소매, 숙박음식업 부문이 줄며 전체적으로 정체됐다.
한편,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0.4% 줄어 GDP 성장률(-0.2%)을 하회했다. 실질 GDI는 교역조건 변화를 반영한 국내 생산물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교역 환경이 악화됐음을 시사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민간소비와 정부소비, 건설투자, 수출입 등 모든 분야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