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상협의 관망"에 코스피 약보합…외인 HD현대미포·두산에너빌리티 순매수 주목

코스피가 4월 24일, 한미 2+2 통상협의를 앞둔 가운데 관망심리가 시장 전반을 지배하며 2,520선에서 약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전일 대비 3.23포인트 하락한 2,522.33에 거래를 마감했으며, 장중 한때는 소폭 반등을 시도했으나 지속적인 매도 압력에 눌리며 약세 흐름이 이어졌다.

특히 개장 전 발표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역성장 소식은 투자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전날 미국 증시가 미중 간 관세 이슈 완화 기대감에 강세를 보인 데 반해, 국내 시장은 불안 심리를 떨쳐내지 못한 채 조정 국면을 피하지 못했다. 여기에 밤 9시로 예정된 한미 고위급 통상협의 일정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은 당분간 뚜렷한 방향성을 잡기보다는 보수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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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투자자별 매매동향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78억원, 기관은 무려 1,984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10거래일 연속 매도 기조를 이어갔지만 전일 1,977억원에서 큰 폭으로 축소되며 매도 강도는 약화됐다. 개인은 총 1,349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방어세를 구축했다. 특히 그동안 코스피 하단을 지탱했던 연기금은 이날 160억원 규모의 매도세로 전환, 20거래일만에 '팔자'로 돌아서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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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 투자자별 일별 매매동향 / 한국거래소

외국인의 종목별 매수 동향을 보면 HD현대미포(339억원), 두산에너빌리티(330억원), 한국전력(243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04억원) 등이 두드러졌으며, 이외에도 삼양식품, LG에너지솔루션, 삼성에스디에스, 파마리서치 등 다양한 업종에 걸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반면 SK하이닉스(630억원), 한미반도체(368억원), HD현대중공업(209억원) 등에서는 차익 실현성 매도세가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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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외인 매수/매도 종목

기관 투자자들은 HD한국조선해양(345억원), 한미반도체(223억원), HD현대중공업(195억원), 한화솔루션(186억원) 등에 대한 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SK하이닉스(722억원), 삼성전자(463억원), 현대로템(265억원) 등 시가총액 상위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성 매도에 나섰다. 기관의 매도 강도는 지수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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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기관 매수/매도 종목

이날 코스닥은 전일 종가와 동일한 726.08로 마감했다. 장 초반 상승 출발 후 강보합세를 이어가는 듯했으나, 마감 직전 매물이 쏟아지며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이는 2013년 12월 6일 이후 약 11년 5개월 만에 나타난 정체 양상으로 기록됐다.

코스닥시장에선 외국인이 50억원, 개인이 298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315억원을 순매도했다. 투자자별 매매 흐름이 극명히 갈리면서 수급 변동성이 확대됐다. 종목별로는 파마리서치(4.89%), 휴젤(2.70%), 클래시스(2.56%) 등이 상승했으며, 네이처셀(-9.02%), 주성엔지니어링(-3.34%), 펩트론(-2.02%) 등은 급락했다.

업종별로는 건설(2.07%), 기계장비(1.34%), 운송장비(0.85%) 등이 상승했고, 반면 제약(-1.21%), 전기전자(-0.78%), 오락문화(-0.67%) 등은 하락했다. 특히 HD현대미포(15.11%), HD한국조선해양(6.85%)은 호실적 발표에 힘입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으며, 반면 실적이 호조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1.49%), 삼성바이오로직스(-1.88%), 현대차(-0.58%)는 셀온 매물 출회로 약세 흐름을 보였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1,435.0원으로 전일 대비 14.4원 급등했다. 환율 상승은 외국인 자금 유출에 대한 부담을 키우며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날 오후 열릴 예정인 한미 통상협의에는 최상목 부총리와 안덕근 산업부 장관, 미국 측에선 베선트 재무장관, 그리어 USTR 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으로, 관세정책과 반도체 공급망 이슈에 대한 양국 간 미묘한 온도차가 재차 불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연준의 베이지북에 관세 압박과 관련된 기업 반응이 언급되며 경기 불확실성의 지속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관세 리스크가 글로벌 증시에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