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지연돼온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이달 말 결론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방위사업청은 오는 4월 24일 방위사업기획·관리분과위원회를 개최하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기본계획(안)’을 상정할 예정이며,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30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사업 방식이 최종 확정된다.

KDDX 사업은 국내 기술로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건조하는 첫 국산 이지스 구축함 사업으로, 2030년까지 총 6척을 건조하며 약 7조 8000억 원이 투입된다. 개념설계를 수행한 한화오션과 기본설계를 맡은 HD현대중공업이 수주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기본설계를 담당한 업체가 수의계약으로 상세설계까지 이어가는 관행이 있지만, 한화오션은 경쟁입찰 방식을 주장하며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두 업체는 법적 공방까지 벌였다. 한화오션은 자사의 개념설계 자료를 HD현대 직원이 부정 취득했다며 고소했고, 법원은 2023년 해당 직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사업 지연이 장기화되면서 해군 전력화 일정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KDDX는 2029년 건조를 시작해 2030년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지만, 사업자 선정이 늦어질수록 제작 기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방산업계와 해군은 방사청의 빠른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