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미국 규제 변화 시 비트코인·이더리움 거래 참여 검토하겠다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솔로몬은 12월 12일 개최된 로이터 넥스트 컨퍼런스에서 미국 내 암호화폐 규제가 변화할 경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거래에 참여할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 블록(The Block)에 따르면, 솔로몬은 현재의 규제 환경이 골드만삭스의 암호화폐 시장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규제 방향이 달라질 경우 관련 사업을 평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솔로몬은 암호화폐 기술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배경에 대해, 규제 프레임워크가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규제 구조가 변화한다면 우리는 이를 평가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암호화폐 기술이 현재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투기적 자산"으로 분류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골드만삭스, 미국 규제 변화 시 비트코인·이더리움 거래 참여 검토하겠다

골드만삭스의 암호화폐 관련 사업은 지난 몇 년간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어 왔다. 2021년에는 암호화폐 전담 데스크를 설립해 초기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디지털 자산 관리 플랫폼인 디지털 애셋 홀딩스가 개발한 기관용 자산 네트워크인 ‘캔톤 네트워크’에서 여러 차례 테스트를 완료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헤지펀드 고객들로부터 암호화폐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 내 암호화폐 시장 규제 변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기간 암호화폐 산업 지원을 약속하며 규제 완화를 시사한 점이 업계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트럼프는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을 창설하고, '오퍼레이션 초크 포인트 2.0'을 종료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오퍼레이션 초크 포인트 2.0’은 2013년 미국 법무부가 고위험 산업에 대한 은행 서비스 제공을 제한했던 정책에서 이름을 딴 것으로, 암호화폐 산업에서는 규제 압박을 상징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이와 더불어,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10만 달러를 돌파하며 새로운 기록을 세운 점도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기업들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을 요청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솔라나(Solana)와 리플(XRP)을 추적하는 ETF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이더리움과 비트코인 기반 ETF가 승인된 이후 투자자들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솔로몬은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기술적 잠재력과 시장 수요를 인정했다. 그는 "비트코인 같은 자산은 여전히 투기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 이유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가 과거 암호화폐 테스트를 통해 확보한 경험과 기술은 향후 시장 참여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골드만삭스가 암호화폐 거래에 직접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규제 환경에 기인한 제한 때문이며, 이러한 환경이 변화하지 않는 한 주요 금융사로서 적극적인 참여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규제가 완화되거나 명확해질 경우, 골드만삭스는 기존 금융시장과 암호화폐 시장을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헤지펀드와 같은 대규모 기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자산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골드만삭스와 같은 전통 금융사의 역할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이번 컨퍼런스에서의 솔로몬 발언은 암호화폐 산업이 단기적 유행을 넘어 점차 제도권 금융과 융합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상징하는 블록체인 기술과 디지털 자산의 잠재력이 금융시장에서 중요한 논의 주제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규제 변화와 시장 수요에 대한 대응이 업계의 향후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