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5월 14일(현지시간) 뉴욕 유가가 미국의 원유 재고가 시장 예상을 깨고 크게 증가했다는 소식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고, 브렌트유 역시 약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6월 인도분 WTI는 전장보다 0.52달러(0.82%) 내린 배럴당 63.15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7월물도 0.54달러(0.81%) 하락한 배럴당 66.0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두 지표 유가는 지난 7일 이후 처음으로 동시에 하락했다.
최근 4거래일 동안 WTI 가격이 약 10% 가까이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점도 이날 하락세에 영향을 미쳤다.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차익실현 심리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가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점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9일로 끝난 한 주 동안 미국의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345만4천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오히려 약 200만 배럴 감소를 예상했으나, 실제 결과는 반대였다. 이번 재고 증가는 지난 3월 넷째 주 이후 가장 큰 폭이며, 3주 만의 증가세 전환이라는 점에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반면 휘발유 재고는 같은 기간 102만2천 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주에 반짝 증가했던 흐름에서 다시 감소세로 전환된 모습이다.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도 시장 변화가 반영됐다. OPEC은 OPEC+ 이외 국가들의 올해 원유 공급 증가량 전망치를 하루 90만 배럴에서 80만 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미국 셰일업계의 생산 제한과 일부 비(非)OPEC 산유국의 생산 둔화 상황을 반영한 조치로 분석된다.
OPEC은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 간의 90일간 관세 인하 합의에 대해 언급하며, “보다 지속 가능한 협정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4월 갈등 격화 전 수준보다는 관세가 높게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무역 흐름의 정상화를 기대하면서도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함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까지 이어졌던 국제유가의 급등세는 이번 원유 재고 발표를 계기로 일단락됐다. 향후 유가는 미국 내 재고 흐름과 함께 OPEC의 공급 조정 여부, 미중 무역 협상 경과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다시 방향성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