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13일(현지시간)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나스닥지수는 대형 기술주의 급등에 힘입어 1.6% 넘게 오르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고, 반면 다우지수는 일부 우량주의 부진으로 하락하며 혼조세를 나타냈다. 이날 시장에서는 테슬라, 엔비디아, 팔란티어 테크놀로지 등 서학개미들의 대표 관심 종목들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투자심리를 크게 끌어올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9.67포인트(−0.64%) 하락한 42,140.43으로 마감한 반면, S&P500 지수는 42.36포인트(+0.72%) 상승한 5,886.55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무려 301.74포인트(+1.61%) 급등해 19,010.09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대형 기술주 집합체인 나스닥100 지수도 329.55포인트(+1.58%) 오른 21,197.70으로 장을 마쳤으며,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 역시 0.42% 상승했다. 시장의 변동성을 반영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VIX 지수는 0.92% 내린 18.22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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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기술주의 강세는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노동부는 4월 CPI가 전월 대비 0.2% 상승, 전년 동기 대비로는 2.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2% 올라 전월(0.1%)보다 다소 상승폭이 커졌으나, 여전히 완만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아졌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6월 금리 동결 확률은 91.7%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이날 시장의 주도주는 단연 엔비디아였다. 엔비디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자사의 최신 AI 칩인 ‘GB300 블랙웰’을 1만 8천 개 이상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이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5.78% 급등했다. 테슬라도 이날 4.59% 오르며 반등세를 이어갔고, 팔란티어는 무려 8.1%나 치솟아 기술주 전반에 강한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외에도 메타 플랫폼스(+2.92%), 아마존닷컴(+1.37%), 애플(+1.02%) 등 빅테크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상승 마감했다.
반면, 전통적 우량주로 분류되는 헬스케어 섹터는 크게 흔들렸다. 특히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이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철회하겠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18% 폭락했고, 이는 의료 관련 종목 전반으로 충격을 확산시켰다. 머크 역시 4.63% 하락하는 등 제약·의료 섹터 전반에 걸쳐 약세장이 펼쳐졌다.
이처럼 업종별로 명암이 극명하게 갈리는 가운데, 에너지, 통신서비스, 임의소비재 섹터는 1% 이상 상승했고, 기술주는 무려 2.25% 급등하며 시장의 방향성을 주도했다. 반면, 필수소비재와 부동산 섹터는 각각 1% 이상 하락하면서 조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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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5월 12일 기준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 상위 종목에서는 테슬라(31조 100억원), 엔비디아(16조 1,200억원), 팔란티어 테크놀로지(5조 9,587억원)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이날 테슬라는 전일 대비 4.89%, 엔비디아는 5.59%, 팔란티어는 8.1% 급등하며 보관금액 또한 각각 1조 9,891억원, 8,406억원, 323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마이크로소프트(−0.07%)를 제외한 애플(+1.02%), 아마존닷컴(+1.23%), 알파벳A(+0.62%) 등 주요 빅테크 종목의 보관금액이 모두 증가세를 보였고, ETF 상품 중에서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 Direxion Daily TSLA Bull 1.5X ETF 등이 큰 인기를 끌며 급등세를 연출했다. 특히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는 이날 8.58%나 뛰었고, Direxion Daily TSLA Bull 1.5X ETF는 무려 9.63%나 상승해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서학개미의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한편, 코인베이스는 S&P500 지수 편입이 확정되면서 이날 24% 급등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반면 양자컴퓨팅 기업 리게티컴퓨팅은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14% 넘게 급락해 대조를 이뤘다.
글로벌 투자기관들의 시선도 주목할 만하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관세 완화, 경기 회복세 강화, 침체 리스크 약화 등을 반영해 S&P500 지수의 연말 목표치를 기존 5,900에서 6,100으로 상향한다”고 밝혀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냈다.
13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0원 하락한 1,417.5원으로 마감됐다. 환율 안정 역시 외국인 자금 유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했다.
이번 뉴욕증시는 경제 지표의 양호한 흐름, 기술주의 초강세, 레버리지 ETF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상승장을 주도한 하루였다. 다만, 의료건강 업종의 급락과 일부 우량주의 약세는 상승세의 확산을 제한하는 요인이 됐다. 시장은 단기적으로 랠리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밸류에이션 부담과 특정 섹터로의 쏠림에 따른 리스크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