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7일(미 동부시간) 극도의 변동성 속에서도 결국 강세로 마감했다. 하루 동안 투자자 심리를 뒤흔든 재료가 쏟아지면서, 시장은 종일 롤러코스터를 탔다. 그러나 장 막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공지능(AI) 칩 규제 폐지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매수세가 급격히 살아나며 주요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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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 지수는 전일 대비 24.36포인트(0.43%) 오른 5,631.27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8.5포인트(0.27%) 상승한 17,738.16에 장을 마감했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역시 284.97포인트(0.70%) 올라 41,113.97을 기록했다. 나스닥100 지수 또한 76.63포인트(0.39%) 상승한 19,867.97로 거래를 종료했다. 반면 변동성 지수(VIX)는 4.89% 급락하며 23.55로 떨어졌다. 중소형주를 대표하는 러셀2000 지수도 0.26% 오르며 1,988.27로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파월 의장은 "올해 금리 인하 여부를 확실히 말할 수 없다"고 밝혔고, 이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꺾으며 장중 매도세를 촉발했다. 특히 성명서에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이 모두 더 상승할 위험이 있다"는 문구가 추가되면서, 시장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장 막판 분위기는 급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AI 칩 수출 규제를 폐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렸다. 이는 특히 반도체 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74% 급등했으며, 엔비디아는 무려 3.06% 상승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브로드컴, ASML, 퀄컴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3%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테슬라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테슬라는 0.32% 오르며 276.22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투자자들은 AI 기술 발전과 전기차 시장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월트디즈니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며 10% 넘게 급등해 투자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반면,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7.29% 급락하는 부진을 보였다. 이는 미국 법무부가 제기한 소송 과정에서 애플의 에디 큐 부문장이 "AI 검색이 표준 검색 엔진을 대체할 것"이라고 증언한 점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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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들의 투자 동향도 주목할 만했다. 5월 6일 기준 미국 증시 상위 50종목에 대한 한국예탁결제원 보관금액은 111조9,37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집계일 대비 2조5,412억원 감소한 수치로, 서학개미들의 매도세가 일부 나타났음을 시사한다. 특히 테슬라, 엔비디아, 팔란티어테크 등의 보관액이 줄어든 반면, 애플은 소폭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테슬라는 보관액 26조3,497억원으로 5,715억원 감소했지만, 주가는 상승했다. 엔비디아도 보관액이 563억원 줄었음에도 3.06%의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팔란티어테크 역시 보관액 7,693억원 감소에도 불구하고 1.49% 상승 마감했다. 반면, 아이온큐는 0.99% 하락하면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투자 심리는 금리 인하 기대가 불확실해진 데 따른 실망감과 AI 산업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널뛰는 모습을 보였다. 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6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76.7%로 나타났다. 또한,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세 차례 인하될 가능성은 38.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소재, 부동산, 통신서비스를 제외한 전 업종이 상승했다. 특히 임의소비재 업종은 1% 넘게 오르며 소비심리 개선 기대감을 반영했다. 기술주가 시장을 견인한 가운데, 아마존과 메타플랫폼스도 각각 2%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강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으며, 반도체 업종 강세에 힘입어 시장 전반에 긍정적 분위기가 퍼졌다.
다만, 시장은 여전히 변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FOMC 결과와 파월 발언, 미·중 무역협상 기대와 우려, AI 칩 규제 폐지 소식 등이 하루 만에 시장을 좌지우지했듯, 앞으로도 외부 재료에 따라 급등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새로운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AI 산업에 대한 변동성을 추가로 자극할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날 환율은 1,398.5원으로 전일 대비 16.5원 상승했다. 이는 달러 강세에 따른 것으로,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다시 강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이는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 한국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수익률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종합해 보면, 7일 뉴욕증시는 FOMC 금리 동결과 파월의 발언이라는 악재를 AI 규제 완화라는 깜짝 호재로 극복했다. 테슬라와 엔비디아, 월트디즈니 등 주요 종목이 강세를 주도한 가운데, 향후 미·중 무역협상 경과와 연준의 금리 정책 변화, AI 산업 규제 움직임 등이 증시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