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 나스닥↓ 테슬라 급락·슈퍼마이크로컴퓨터 폭락·스타벅스 하락

미국 뉴욕증시가 1분기 역성장이라는 충격 속에서도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지수가 소폭 하락한 가운데, 테슬라와 슈퍼마이크로컴퓨터, 스타벅스 등 주요 종목들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불안정하게 요동쳤다. 그러나 장 후반 들어 일부 낙폭을 만회하며 시장은 극심한 변동성 속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우선 이날 가장 시장을 뒤흔든 변수는 단연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수치였다. 미국 상무부는 계절 조정 기준 1분기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연율 -0.3%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이 기대했던 0.3% 성장과는 전혀 다른 역성장이며, 2022년 1분기 이후 처음 나타난 마이너스 성장이다. 전 분기의 2.4% 성장률과 비교하면 하강폭은 매우 가팔랐다. 이 같은 예상 밖 결과는 개장 직후 주요 지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고,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장중 한때 -2.87%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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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그러나 시간의 흐름과 함께 분위기는 미묘하게 반전됐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1분기 역성장은 일시적인 충격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조금씩 확산됐고, 실제로 JP모건, 제퍼리스, BNP파리바 등 주요 투자은행들 역시 최근 들어 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로 하향 조정해 온 터였다. 이러한 사전 인식이 이날의 데이터 충격을 일정 부분 상쇄시킨 셈이다. 저가 매수세도 꾸준히 유입됐다. 특히 일부 투자자들은 시장의 과도한 반응을 매수 기회로 간주하며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섰고, 그 결과 낙폭은 점차 줄어들었다.

오후 들어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 재개 기대감이 주가 반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중국 관영매체가 “미국이 관세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다채널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하자, S&P500 지수는 순간적으로 30포인트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비록 미국 정부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으면서 오름폭은 일부 축소됐지만, 시장에는 분명한 기대심리가 감돌았다.

장 마감 이후 발표된 빅테크 기업들의 호실적 또한 시장의 피로감을 덜어주는 데 기여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분기 매출이 700억7천만달러, 주당순이익(EPS)은 3.46달러로 시장 추정치를 모두 상회했고, 메타플랫폼스 역시 EPS 6.43달러, 매출 423억1천만달러를 기록하며 긍정적인 실적을 알렸다. 이에 따라 양사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각각 6%, 4% 이상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반면, 아마존은 1% 이상, 테슬라는 무려 3.41%나 급락했다. 테슬라의 경우, 일론 머스크 CEO가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조정 업무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는 일각에서 정치적 리스크로 해석되기도 했으며, 특히 전날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세였던 테슬라에겐 추가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와 함께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자사 회계연도 3분기 실적 예비치를 하향 조정하며 11% 이상 폭락했고, 스타벅스도 기대 이하의 실적을 공개한 후 5% 넘게 급락했다. 이 두 종목은 투자자 심리를 직접적으로 흔든 대표적 사례로 지목된다.

서학개미들의 보관 종목에서도 그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4월 29일 기준, 한국예탁결제원이 집계한 미국 주식 보관금액을 보면 테슬라는 3.41% 하락하며 4,851억 원이나 늘어난 보관액에도 불구하고 시세는 부진했다. 엔비디아 역시 0.25% 하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도 각각 0.53%, 0.87% 하락했다. 반면 팔란티어 테크는 2.03% 상승했고,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도 2.11% 오르며 일부 상승 종목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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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서학개미 투자 종목 보관금액 및 시세

한편, 이날 공개된 미국의 3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달 대비 보합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이는 물가 상승 압력이 다소 둔화됐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으나,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이전 수치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특히 근원 PCE 가격지수가 0.0% 상승에 그치며 2020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4월 민간 고용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ADP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고용은 6만2천 명 증가에 그쳤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 11만5천 명 증가를 한참 밑도는 수치였다. 노동시장 둔화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준이 6월 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여전히 36.1% 수준으로 유지됐다. 이는 GDP 역성장과 고용 부진, 그리고 둔화된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당장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지는 않다는 뜻이다.

시장의 불확실성을 나타내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53포인트(2.19%) 상승한 24.70을 기록하며, 시장의 경계심이 여전히 상당하다는 점을 반영했다.

요컨대, 이날 뉴욕증시는 GDP 역성장이라는 충격파 속에서도 저가 매수와 무역협상 기대감, 일부 기술주의 호실적 덕분에 균형을 되찾으려는 시도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테슬라, 슈퍼마이크로컴퓨터, 스타벅스 등 주요 종목의 낙폭은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경계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연준의 금리 스탠스와 고용지표에 대한 민감도는 앞으로의 증시 흐름에도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