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70년 가까운 동성제약의 3세 경영이 돌연 혼란에 빠졌다. 이양구 회장이 보유 지분을 마케팅 회사 브랜드리팩터링에 넘기면서 최대주주가 변경되었다. 이번 결정은 회사와 사전 협의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되어 더 큰 혼란을 야기했다.

브랜드리팩터링은 코스닥 상장사 셀레스트라 백서현 대표가 이끄는 비상장 회사다. 셀레스트라는 과거 의료기기를 판매하는 업체였으나, 지난 감사 시즌에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대상이 되었다. 주주들은 새로운 최대주주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
동성제약은 정로환과 세븐에이트 등 다양한 생활건강 제품으로 성장해 온 강소 제약사다. 이선균 전 회장의 외손자이자 이양구 회장의 조카인 나원균 대표가 지난해 10월 대표로 선임되어 3세 경영진이 전면에 나섰다.
하지만 이양구 회장이 지분을 외부에 넘기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회사는 이양구 회장이 가진 회사 지분 14%를 브랜드리팩터링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해 최대주주가 변경되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분을 120억원에 매각했는데, 경영권 프리미엄은커녕 당일 시가보다 14.8% 낮은 가격에 팔렸다. 이양구 회장의 지분 매각 배경이 의심스러운 점도 지적되고 있다.
동성제약은 브랜드리팩터링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며, 경영권 이전이 종료되면 잔여 주식을 인도받는다고 설명했다. 회사 영업 실적과 수익성 악화로 만성적인 적자 상태에 빠졌지만, 3세 경영진 등장에 실적 개선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회사 측은 "브랜드리팩터링은 나원균 대표와 전혀 연결이 없는 회사"라며 "지분 매각은 이양구 회장 개인적인 결정이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회사도 확인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