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트럼프 집무실에 아들과 동행한 머스크
테슬라 CEO이자 트럼프 정부의 핵심 개혁 실무자로 활동 중인 일론 머스크가 백악관 내부 권력 갈등의 중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놀라운 인물'로 극찬하면서도 “언젠간 떠나게 해야 한다”는 이중적 발언을 내놓으며, 머스크의 향후 역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4월 24일(현지시간) 복수의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머스크에 대해 “이제는 테슬라로 돌아가야 할 때”라며 연방정부 개편 작업에서의 역할을 일정 부분 마무리할 것이라 언급했다. 이는 머스크가 직접 테슬라 1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5월부터는 테슬라 경영에 더 많은 시간을 쓸 것”이라 밝힌 뒤 나온 공식 반응이다.
머스크는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연방정부 구조조정 전반을 주도해 왔다. 그러나 관련 법률상 특별공무원 자격이 1년에 130일을 초과할 수 없다는 점에서, 5월 말 또는 6월 초를 기점으로 자연스럽게 역할이 축소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그가 퇴장하기 전 백악관 내부에선 이미 균열이 깊어지고 있다. 정치매체 악시오스는 최근 백악관에서 열린 고위 회의 중 머스크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사이에 격한 언쟁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국세청장 인사를 두고 정면충돌했으며, 고성에 F-단어까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갈등의 배경엔 머스크의 ‘인사 개입’이 있다. 머스크는 국세청장 직무대행 자리에 자신이 지명한 인물을 앉히려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베선트 장관 쪽 인사를 선택했고, 이에 머스크는 사실상 밀려난 셈이 됐다. 이는 트럼프 인수위 시절부터 이어져 온 두 사람의 오래된 악연이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문제는 이번 충돌이 단순한 인사 다툼이 아닌, 트럼프 행정부 내부 권력구도 재편의 신호탄이라는 점이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이를 두고 “이견은 건강한 정책 과정의 일부”라며 갈등을 축소했지만, 머스크가 ‘퍼스트 버디’로 불리며 장관급 인사들과 대립해온 전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편 머스크는 자신과 테슬라를 향한 일부 여론의 반감을 ‘불공정’이라 표현하며, 최근 테슬라 차량 방화 사건을 언급한 트럼프의 발언에 사실상 동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놀라운 차를 만들었지만, 일부 대중은 그 불만을 테슬라에 표출했다”고 말했다.
정치와 산업, 양쪽 모두에서 중심에 선 머스크. 그가 5월부터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그의 정치적 영향력은 축소될지, 혹은 또 다른 형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