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미래에셋·KB증권 압수수색…2조5천억 유상증자 부정거래 의혹 조사

검찰이 2조5천억 원 규모 유상증자 과정에서 부정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고려아연’과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등 증권사에 대해 23일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오전 9시부터 고려아연 본사 및 경영진 사무실 6곳, 주거지 5곳, 그리고 모집주선인이었던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본사를 대상으로 PC, 내부 보고서, 결재 문건 등 증거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박기덕 대표, 이승호 부사장을 비롯해 경영진 5명이 피의자로 명시됐다. 이들에 대해서는 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고려아연이 지난해 10월 30일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자사주 공개매수 종료 전에 이미 유상증자 계획을 세우고도 이를 공시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해당 사건은 올해 1월 금융감독원이 검찰에 이첩했다.

고려아연은 2023년 10월 4일부터 23일까지 자사주 공개매수를 실시했으며, 당시 “공개매수 이후 재무구조 등의 변경 계획이 없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이 같은 달 14일부터 유상증자 실사를 진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상황이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증권신고서의 정정을 요구했다. 고려아연은 유상증자 결정을 불과 일주일 만인 작년 11월 13일 철회했다.

검찰은 또한 고려아연 이사회가 자사주 매수·소각 후 유상증자를 상환 수단으로 계획했음에도 공개매수 신고서에 관련 내용을 기재하지 않은 점이 문제인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

또한, 경영진이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에 따른 콜옵션 조건과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 및 풍문 조성으로 투자자를 기만했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고려아연 유상증자와 관련해 참고인 조사 차 압수수색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경영권 분쟁 발생 이후 고려아연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의 수사 결과와 추후 공시 내용에 따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