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HBM 장비 독점 흔들…한화세미텍과 TC본더 경쟁 격화

SK하이닉스에 HBM(고대역폭메모리) 핵심 장비를 공급해온 한미반도체의 독점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한화비전 계열사인 한화세미텍이 열압착장비(TC본더) 시장에 본격 진입하면서 수급과 주가 모두에서 한미반도체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관은 한미반도체 주식을 1541억원어치 순매도한 반면, 한화비전 주식은 277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주가 흐름 역시 엇갈렸다. 한미반도체는 고점 대비 50% 넘게 하락한 반면, 한화비전은 최근 주가가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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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미반도체

한화세미텍은 지난달 SK하이닉스와 420억원 규모의 TC본더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이에 대응해 한미반도체는 납품가 인상과 함께 현장 엔지니어 철수를 단행하며 갈등이 고조됐다. 양사는 현재 기술 유출과 특허 침해 문제를 놓고 법적 분쟁 중이며, 한미반도체는 국내 로펌 ‘세종’을 통해 소송을 진행 중이다.

반면, HBM 시장의 폭발적 성장으로 인해 장비업계 전반에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신영증권은 올해 글로벌 HBM 시장이 전년 대비 182% 증가한 33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한미반도체는 실적 개선 기대감을 드러내며 1분기 매출 1400억원, 영업이익 68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고했다.

증권가는 HBM 수요 확대에 따라 양사 간 장비 납품 경쟁이 하반기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북미 및 중화권 수요 확대, 신규 팹 투자 등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