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메타)이 한국의 인공지능(AI) 칩 설계 스타트업인 퓨리오사AI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는 11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메타가 퓨리오사AI 인수를 논의 중이며, 협상이 빠르면 이달 내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퓨리오사AI는 데이터센터 서버용 AI 추론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를 개발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으로, 2017년 백준호 대표가 설립했다. 백 대표는 삼성전자와 미국 반도체 기업 AMD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그래픽처리장치(GPU) 및 중앙처리장치(CPU) 설계에 대한 깊은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퓨리오사AI는 2021년 첫 번째 AI 반도체 '워보이(Warboy)'를 선보였으며, 2023년 8월에는 차세대 AI 반도체 '레니게이드(RNGD)'를 공개했다. 레니게이드는 이전 제품 대비 전력 효율이 300% 향상됐으며, 대량의 데이터를 단시간에 처리할 수 있는 실시간 추론 성능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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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가 퓨리오사AI에 주목하는 이유는 자체 AI 칩 개발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가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빅테크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GPU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칩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메타 또한 자체 AI 칩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퓨리오사AI와의 협력이 중요한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4일, AI 인프라 구축과 데이터센터 확장을 위해 올해 최대 650억 달러(약 94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퓨리오사AI는 국내 AI 반도체 업계에서 리벨리온, 사피온 등과 경쟁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2023년 7월에는 기업공개(IPO)에 앞서 진행된 시리즈C 투자 라운드에서 6,800억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당시 투자에는 게임체인저인베스트, 교보생명,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이 참여했으며, 국내 게임업체 크래프톤도 전략적 투자자로 합류했다.
현재까지 퓨리오사AI는 약 1억 1,500만 달러(약 1,672억 원)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DSC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네이버 D2SF 등으로부터 투자받았다. 또한, 최근 벤처캐피털 크릿벤처스로부터 20억 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백준호 대표는 현재 퓨리오사AI의 지분 18.4%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의 메타는 AI 투자 확대를 위해 최근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는 동시에, AI 관련 인력 충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 칩 개발이 빅테크 기업들의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는 만큼, 메타의 퓨리오사AI 인수가 성사될 경우 AI 반도체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인수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관련 주식시장에서도 퓨리오사AI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퓨리오사AI의 협력사 및 투자자로 참여한 크래프톤, 네이버, 한국투자파트너스, DSC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등이 주요 관련주로 꼽히며,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는 AI 반도체 경쟁력을 갖춘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이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퓨리오사AI 인수 가능성이 반도체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