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크립토(ZyCrypto) 보도에 따르면 리플(Ripple)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전략적 디지털 자산 비축 계획에 대해 비트코인(Bitcoin, BTC) 단독이 아닌 다중 암호화폐 포트폴리오 구성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이는 최근 암호화폐 업계를 뜨겁게 달군 '전략적 비축' 논쟁에 새로운 불을 지핀 것으로, 비트코인 최대주의자들과의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갈링하우스는 1월 29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 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다중 체인 시대에 단일 자산 중심의 정부 비축은 시대착오적"이라며 "미국이 디지털 자산 리더십을 확보하려면 비트코인, 이더리움(Ethereum, ETH), XRP(XRP) 등 업계를 대표하는 다양한 자산을 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크립토에 따르면 그는 이같은 입장을 최근 몇 차례 반복해 강조하며, 트럼프 정부의 암호화폐 정책이 특정 코인에 편중되지 않을 것을 촉구했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전략적 디지털 자산 비축 창설' 행정명령 서명 이후 본격화된 논의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이다. 지크립토는 현재 워싱턴을 비롯해 매사추세츠, 텍사스, 오하이오 등 최소 12개 주에서 비트코인 단독 비축 관련 법안이 추진 중인 점을 지적하며, 리플 측의 움직임이 이와 맞물려 갈등을 증폭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리오트 플랫폼스(Riot Platforms)의 피에르 로샤드(Pierre Rochard) 부사장이 "리플이 XRP 포함을 위해 다중 자산 비축을 주장하며 미국의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한 점을 보도한 지크립토에 따르면, 양측의 대립은 정책 논의 단계에서부터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다. 갈링하우스는 이에 대해 "최대주의는 암호화폐 발전의 적"이라며 "특정 자산 우월주의를 버리고 협업을 모색해야 시장 성장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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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갈링하우스의 주장은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 구조 변화와 맞닿아 있다. 지크립토는 그의 발언이 다중 체인 생태계 확대에 발맞춘 것으로, 단일 자산에 의존하는 비축 전략이 미국의 기술적 유연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그는 개인적으로 비트코인, XRP, 이더리움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리플이 최근 발표한 '리퀴디티 허브(Liquidity Hub)'를 통해 기업 고객이 비트코인, 이더리움, XRP 등에 원활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임을 강조했다.
정책적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지크립토에 따르면, 만약 다중 자산 비축안이 채택될 경우 XRP를 비롯한 알트코인의 법적·제도적 입지가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반면 비트코인 최대주의자들은 정부의 대규모 매수로 인한 가격 상승 효과를 기대하며 단일 자산 비축을 압박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주 법안이 통과될 경우 기관 투자자들의 본격적인 참여가 촉발되고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논쟁은 단순한 자산 선호도를 넘어 암호화폐 업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반영한다. 지크립토는 "2025년 현재 다중 체인 생태계가 확고해진 만큼, 정부 차원의 포용적 정책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미국이 이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갈링하우스의 제안처럼 업계 전체를 아우르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일각에서는 정부의 다중 자산 보유가 시장 변동성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지만, 지크립토는 향후 몇 주 내에 구체적인 비축 규모와 대상 자산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리플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로비 활동이 가속화될 것이며, 특히 XRP의 증권 분류 문제와 연계된 정치적 협상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